나이 40에 이순(耳順)인 듯 생각했는데..

논어의 위정편에는 아래와 같은 공자의 말이 나온다.

子曰
자왈
吾十有五而志于學
오십유오이지우학
三十而立
삼십이립
四十而不惑
사십이불혹
五十而知天命
오십이지천명
六十而耳順
육십이이순
七十而從心所慾不踰矩
칠십이종심소욕불유구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열다섯 살에 배움에 뜻을 두었고,

서른 살에 기초(基礎)가 확립(確立)되었으며,

마흔 살에는 미혹(迷惑)되지 않았고,

쉰 살에는 천명(天命)이 무엇인지를 알았으며,

예순 살이 되어서는 귀가 뚫려 한 번 들으면 곧 그 이치(理致)를 알았고,

일흔 살에는 마음 속으로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法度)를 벗어나지 않았다.

 

요즘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행복하다."이다.

최근 관계에 대한 공부 때문인지 호르몬의 영향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그냥 행복하다.

1. 욕구 및 감정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고

2. 판단보다는 관찰을 하려고 하고

3. 득어망전(得魚忘筌)의 번역기를 상대방의 말을 파악하니

행복할 수 밖에 없다.

 

아침에 갑자기 귀가 순해진다는 의미의 이순이 떠올랐다.

그래서 아내에게 이순이 몇 살인지 아내에게 물어보니 둘 다 몰라 인터넷을 찾아봤다.

나는 불혹 다음인줄 알았는데 다음은 지천명이고 그 이후가 이순이었다.

즉 20년을 초월해버렸다.

 

유치원 다닐 때 춘천의 아버지 친구가 나를 보고 영감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던 것이 생각난다.

애였지만 이마에 행주를 척 붙이고 좋다~ 하는 행동이 나이든 영감이 생각나서였다고 한다.

마음인데 이순이면 +20살이니 아버지 친구의 말이 틀리지 않았나보다하고 속으로 웃어보았다.

 

그 분은 잘 살고 계시려나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