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영어, 불어, 일어, 독어, 한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를 걸쳐 러시아어까지 배우면서 언어마다 고유한 특징이 있고 서로간에 다른 점이 많구나 하는 점을 많이 느꼈다. 문제는 배운 언어가 점점 많아지면서 자꾸 전에 배웠던 언어와 비교를 하게 되는 점이다.

예로 나는 스페인어는 이탈리아어를 배운 다음에 배웠다. 두 언어는 라틴어라는 언어에 영향을 많이 받았기에 상당히 비슷한 점이 많았다. 심지어 같은 단어도 많이 보이고 문법상 유사한 것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나는 자꾸 스페인어를 이탈리아어의 다른 버전으로 생각하게 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예외는 있는 법. '이탈리어는 이랬으니깐 스페인어도 이러겠지'하다가 아닌 경우가 종종 있었다.
스페인 수업 작문시간. 마침 여름 휴가철이라 무었을 했는지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었다. 마침 스페인어'돌아오다'라는 단어가 생각이 안났는데 대신 이탈리아어의 돌아오다라는 단어인 tornare 동사가 떠올랐다. 그래서 e를 떼고 스페인어에 변형을 시켜 써버렸다.(이탈리아어 동사는 -are, -ire, -ere로 끝나는 모양인데 스페인어 동사는 -ar, -ir, -er의 형태를 가져요.) 그런데 나중에 스페인 선생님에게 검사를 맡을 때 선생님이 volver동사로 친절하게 바꾸어 주셨다. 나중에 찾아보니 스페인에도 라틴어 tornāre에서 파생되어 온 tornar 동사가 있기는 했다. 아마도 tornar보다는 volver를 더 많이 쓰나보다.

비교의 피크는 러시아어를 배울 때였다. 성/수 변화는 이전에 배웠던 언어에서도 있었기에 익숙했지만 '격'이라는 개념은 나를 멘붕에 빠뜨렸다. 물론 독일어에도 격이 있었기에 '주격, 소유격, 여격, 목적격' 등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러시아는 +2가 된 6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이름 같은 고유명사도 형태가 바뀐다는 것은 희한하게 느껴졌다. 영어에서는 Tom은 톰일뿐 Toms같은 복수형으로 변할리가 없지 않은가.

결론은 언어를 배우면서 이전에 배웠던 언어와 비교하면 더디 배우게 된다는 것. 비교를 하지말아야 할 것은 사람뿐만이 아니라 언어도 마찬가지이다. 그냥 있는 그대로 아기처럼 스폰지처럼 쭉쭉 흡입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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