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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열심히 연습을 하지 않기 위해...

나모찾기 2021. 6. 17. 15:24

 

'열심히'라는 말

오늘 생일인 후배가 있어서 생일 축하 메시지를 남기고 어떻게 지내는지 근황을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답변이, 전과 똑같고 특별한 것은 없고 회사 열심히 다니고 있다고 대답합니다.

 

물론 열심히라는 의미는 형식적인 인사의 의미로 이야기 했다고 생각이 되는데 직업병(?)을 발휘하여 농담식으로 아래와 같이 던져보았습니다.

"열심히 다니는 것의 구체적인 사례를 설명해줄 수 있을까?"

그랬더니 웃더니 시간이 너무 잘 간다고 합니다.

 

물론 친구나 가족 등 근황을 물어보는데 너무 진지해질 필요는 없겠지만, 바이올린 연습에 있어서는 진지해 질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언제나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사람과 돈과 시간이 준비되어 있더라도

만들어야 할 것은 항상 그보다 더 많다. 늘 그렇다.

사용자 스토리 맵 만들기 - 제프 패튼

위의 문장에서는 만들다(make)라고 나와있지만 바이올린 역시도 실력을 만들어야(키워야) 더 잘 연주할 수 있고 더 어려운 곡도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카페에서도 연습을 열심히 한다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보통 기준이 시간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레슨 시간에 대해 고민을 하시는 분이 있어서, 레슨 시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연습량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하루 1시간씩 꾸준히 하고 있다고 하십니다.

 

하루 1시간씩 꾸준히 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1시간이라는 것은 노력의 시간이지 결과의 성과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동일하게 시간을 들였는데 나오는 결과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인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레슨 전 연습을 너무 열심히 한 적이 있는데, 선생님이 저의 연주를 들으시더니 열심히 하긴했는데 연습 방법을 바꿔볼 필요가 있겠다고 피드백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OKR과 바이올린 연습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는 OKR이라는 성과관리 도구를 사용합니다.

OKR은 Objective(O)와 Key Result(KR)의 약자입니다.

쉽게 설명해서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지(O)를 정하고 그것에 도달했는지 측정하기 위한 기준(KR)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Objective로 '바이올린 연주 실력 향상을 한다.'라고 정했다면 많이 나오는 답변이 '하루에 1시간 이상 연습을 한다'입니다.

일단 연습을 해야 실력이 늘어날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1시간 이상 연습을 하는 것은 내 실력이 얼마나 개선되었는지를 측정해주는 지표가 아닙니다. 단지 실력을 향상하기 위해 할 행동입니다. 이런 행동들은 실력 향상 여부를 측정해 주지도 않고, 실제로 행동을 하더라고 효과적인 연습을 하지 못했다면 실력이 오히려 퇴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KR을 달성해도 O가 달성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좋은 KR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doing)은 어떤 상태(being)가 되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바이올린을 연습을 한다면 연습을 마쳤을 때 어떤 상태가 되길 원하는지를 먼저 생각하고 연습을 하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바이올린 연습의 KR의 예는 아래와 같습니다.

KR1: 악보를 보지 않고 외워서 레슨 받을 곡을 연주할 수 있다.

KR2: xxx곡을 tempo 100의 속도로 연주했을 때 실수없이 연주할 수 있다.

KR3: 출판사의 악보가 아닌 작곡자의 자필원고 악보를 살펴보고 어떤 곳이 작곡가의 의도이고 아닌지를 구별할 수 있다.

 

새로운 삶을 살기

내가 한번 운동을 좀 해봐야겠다. 다이어트를 해봐야겠다. 건강해져야겠다. 오늘부터 운동을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새로운 삶을 산다고 생각해야 돼. 너의 삶에 운동이 추가된 게 아니고 삶이 변하는 거야.

미운 우리 새끼 - 김종국

SBS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김종국씨는 위와 같이 말했습니다. 건강해지려면 생활 패턴은 그대로 두면서 일주일에 몇 번의 운동 시간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삶 자체가 변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악기는 운동과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운동을 바이올린에 적용해 본다면, 삶에 단순히 바이올린이라는 취미가 추가된 것이 아니고 인생 자체가 변하게 됩니다. 물론 취미로 하는데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생각이 든다면 지금 하고 있는 것을 유지하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삶의 시간의 일부를 쪼개서 취미 생활을 한고 있고, 한 번 밖에 살 수 없는 인생에 바이올린이라는 것을 선택한 이상 그 시간을 어떻게 하면 좀 더 보람차고 성과가 있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해보면서 글을 적어보았습니다.


위의 글은 어제(2021-06-16) 바이올린 카페에 필자가 적은 글을 개인 블로그로 옮겨왔습니다.

어투가 다른 글들과 다르다면 카페에 올렸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