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모를 찾아라
밀리와 함께 146일, 밀리의 서재 구독해제 본문
올해 1월 나에게 주는 생일 선물로 갤럭시 탭 S7+를 구입했다.
주요 목적은 퇴근 길 넷플릭스 시청을 큰 화면으로 보고 싶어서였지만 12.4인치 화면과 전자펜이 주는 새로운 경험은 다른 용도로도 사용을 하게 했다.
전자펜이 있다보니 필기를 하게되어 업무일지 수첩 대신에 삼성 노트에 필기를 하게 되었고, 종이 악보 대신 태블릿의 전자 악보를 보고 피아노 연습을 하게 되었다.
프로모션으로 밀리의 서재나, 왓차, 조인스 프라임, 폴인 등 유료 구독 서비스들을 쓸 수 있는 쿠폰이 제공되었다.
그중에 나는 밀리의 서재를 가장 먼저 사용을 해보았다.
일단 종이책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과연 독서가 잘 될까 생각을 했다.
또한 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 컴퓨터 분야의 서적을 읽는 편인데 밀리의 서재에는 그런 부류의 서적이 적은 편이다.
작년말 부터 인사이트에서 나온 애자일 관련된 책을 서재에 담고 언제 서비스가 되나 있는데 총 6권의 책이 있었는데 모두 미 서비스 도서이다.
또한 자바를 주력으로 하는 나는 코틀린이라는 언어에 대해 관심이 있었는데 마찬가지로 밀리의 서재에서는 서비스 되지 않았다.
하지만 위의 컴퓨터 서적들은 회사의 도서관이나 필요시에는 내가 구입해서 보기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구독해제를 결정하게 된 것에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구독 내역
갤럭시탭 프로모션 쿠폰으로 3개월의 무료 구독권 이용후 2개월의 월 정기구독을 해서 개인 지출한 비용은 19,800원이다.
책을 읽는데 들이는 비용은 크게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책을 사는데 아낌없이 돈을 쓰는 편이다.
5월 29일에 구입한 클린 아키텍처 한권은 26,100원인데 이 한권이 2개월치의 구독료보다 싸기까지 하다.
움베르트 에코 - 해석의 한계
밀리의 서재 중에는 미서비스 도서이지만 리뷰 글이 남아있는 경우가 있었다.
처음에는 왜 그게 가능하지 생각을 했지만 사용을 하면서 경험을 해보니 서비스가 되다가 미서비스 전환 도서가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는 움베르트 에코의 해석의 한계라는 책을 읽으면서 경험을 했다.
에코의 책을 이 해석의 한계로 처음 읽었다. 움베르트 에코 마니아 컬렉션 시리즈로 출간된 이 책은 현재 절판되었다.
그래서 이제 읽을 수 있는 것은 전자책이 유일하다. 인기가 있는 유형의 책이 아닌지 알라딘 같은 중고 서점에도 재고가 없다.
밀리의 서재의 1:1 문의를 남겼더니 책 다운로드 후 28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파일이 삭제된다고 한다.
해당 도서의 경우 출판사의 사정(?)으로 공급이 중단되었다고 한다.
내 서재 > 책장 > 읽고 있는 책 에서 책을 선택해보면 ... 일 남음 부분이 있다.
남은 날짜는 시간이 가면서 줄어든다. 0일로 바뀌면 더 이상 책을 읽을 수 없게 된다.
무엇이 구독해제로 이끌었나?
내가 구독을 해제하게 된 것에는 일종의 상실에 대한 느낌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을 한다.
보통 종이책을 사면 출판사가 망하던, 계약이 종료되던 구입한 책은 구입한 사람의 책장에 그대로 꽂혀있다.
하지만 전자 형태의 구독 서비스가 되면서 이러한 것은 통제가 가능해졌다.
DRM이나 중앙 서버의 정책 들의 제공 등을 통해서이다.
가격을 따져 보아서는 부페처럼 구독자는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만큼 배불리 먹을 수 있어서 좋고,
서비스 제공자는 서비스를 플랫폼화하여 비용을 줄이고 지속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부페가 아닌 요리점에서는 보통 남은 음식에 대해 포장을 해주는데, 부페에서는 포장을 금지하는 정책을 쓴다.
음식은 위에만 담고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밀리의 서재에서는 책을 읽으면서 하이라이트나 북마크를 해서 개인적인 기록을 할 수 있다.
종이 책에 밑줄을 긋거나 책갈피를 해서 나중에 의미를 가지고 있는 부분을 쉽게 찾을 수 있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미서비스로 전환이 되면 밑줄을 그은 하이라이트 기능은 사용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북마크는 책을 열람을 할 수 있어야 사용가능하므로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 또한 밑줄은 그 부근의 문맥을 통해서 유추가 가능한데 책의 내용을 볼 수 없다면 이런 밑줄은 의미를 파악하기가 힘들어진다.
아래의 경우 밀리의 서재에서 포스트 쓰기라는 기능인데 인용구를 넣을 수 있다.
책을 읽고 난 직후에는 하이라이트가 무슨 내용인지 머릿속에 남아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해당 내용은 기억에서 사라지고, 나중에는 왜 저 부분을 밑줄을 쳤나 생각 할 수도 있다.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의 소유냐 존재(To Have or to Be?)냐도 비슷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나는 책(의 내용)을 더 이상 소유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상실감을 느끼지 않나 싶다.
하지만 하이라이트 기능에 대한 것은 존재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나는 더 이상 해당 표시가 어떤 내용인지 알 수가 없는데 문맥의 파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탈 고객에 대한 밀리의 반응
"언제든지 해지는 쉽게!" 라는 문구가 있지만 끊임없이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가 있다.
이 해지는 쉽게는 나가는 사람을 위한 문구라기 보다는 새로 구독을 하려는 사람을 위한 문구일 것이다.
구독 해지를 하면 2가지 출구전략과 되돌리기 위한 알림을 하고 있었다.
여태까지 이루었던 업적에 대해 칭찬을 하면서 "너가 이 서비스를 쓰면 이렇게 할 수 있다."
지금 해지를 누르면 아래와 같이 확인 팝업이 뜬다.
자동결제 해지 완료가 되었지만 언제든지 해지를 취소할 수 있다.
취소에 대한 철회이다.
자동결제 해지가 되면 아래에 신경이 쓰이게 이런 팝업이 생긴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이탈 고객에 대한 피드백은 "와이즐리"의 정책이 맘에 들었다.
밀리의 서재는 마치 "헤어진 연인이 붙잡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뭔가 쿨해 보이지 못하다.
하지만 와이즐리는 왜 구독을 중단하게 되는지에 대해 질문을 통해 윈윈전략을 택했다.
일종의 "너의 구독 해지는 존중해줄게. 하지만 왜 해지하는지 알려주면 서비스 개선을 통해 다른 고객에 대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와 같은 뉘앙스를 받을 수 있었다.
넷플릭스
넷플릭스도 볼 수 있다가 도중에 이용할 수 없게 되는 프로그램이나 영화가 콘텐트가 존재한다.
NETFLIX 고객센터: TV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Netflix에서 이용할 수 없게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해당 콘텐츠에 대한 권리 보유 가능 여부
- 해당 콘텐츠의 인기도 및 라이선스 구매 비용
- 지역 및 시기적 요소
넷플릭스는 여러 위치에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는 메시지를 표시한다.
밀리의 서재는 내 서재 > 책장 > 읽고 있는 책에서만 유일하게 남은 기간에 대해 볼 수 있었다.
밀리의 서재 응용 프로그램 설치 제거
Millie.app 바이너리만 휴지통으로 넣는다고 끝은 아니다.
환경설정이나 지원 파일, 로그는 디스크에 남아서 용량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Support File 은 205.8 MB로 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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